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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주간지 K-공감
매사 남과 비교하고 못마땅해하는 엄마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신기율의 마음 상담소'


내담자 사연
엄마 때문에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엄마는 저를 남과 비교하며 깎아내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는 성적에 대한 비교가 심했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저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은 아이들과 점수를 비교하면서 저를 혼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중견기업에 취업한 지금까지도 더 좋은 대학, 연봉이 높은 전문직과 비교하며 저를 못마땅해 합니다. 친구들 모임에 다녀온 날에는 비교가 더 심해집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별난 관심을 받으며 자란 것도 아니고 엄마가 제게 신경을 더 써준 것도 아닙니다. 부모님이 대단한 배경을 가진 것도 아니고요. 엄마는 항상 저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부끄러워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각자만의 장점과 개성이 있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굳이 남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엄마와 마주칠수록 점점 상처가 쌓여갑니다. 올해 초부터는 집을 나와 회사 근처로 거처를 옮기면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는 게 전부지만 집에 갈 때마다 기분이 나빠집니다. 부모님과 인연을 조금씩 끊어야 하는 걸까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김수연·가명, 32)




마음 상담소 답변
기분 나쁜 비교를 당했을 때 우리는 주로 다음 세 가지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첫 번째는 비교하는 상대를 외면하거나 도망치는 회피 반응으로 불쾌한 감정을 느껴도 괜찮은 척 넘어가거나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상황을 피하려는 태도입니다. 대적하기 어려운 상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빨리 이 시간이 지나기를 기도하며 상황을 모면하는 일뿐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두 번째는 그 자리에서 화를 내고 싸우는 공격 반응입니다. 공격 반응은 상대의 무례함을 지적하고 사과를 요구하거나 아니면 내가 상처받은 만큼 상대를 무시하거나 무안을 주는 태도를 말합니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논리로, 때로는 감정적인 태도와 표정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식이죠.
마지막 세 번째는 무반응입니다. 비교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실제로 상대의 말이나 태도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 태도입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겁니다. 회피 반응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은 실제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반응 중 수연 님에게 마지막 대응법을 권유합니다. 첫 번째 방식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두 번째 방법은 더 큰 싸움과 분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세 번째 방법은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비교에 반응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만들어놓은 비교의 저울에 올라가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울에 올라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교의 저울에 올릴 만한 마음은 비우고 대신 그 자리에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채우면 됩니다.
기분 나쁜 비교를 당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저울에 올라가지 않기 위해 가장 먼저 비워야 할 마음은 불신과 혐오입니다.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자신을 혐오하는 마음은 자존감을 낮추고 자신감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됩니다. 수연 님이 말한 것처럼 각자의 장점과 재능은 서로 다릅니다. 다름을 인정할 수 있을 때 자신만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수용의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교를 통한 자기 객관화는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지만 지나쳤을 때는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됩니다. 불신과 혐오를 걷어냈을 때 마음은 비교할 수 없는 믿음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두 번째 버려야 할 마음은 나를 비교하는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단정 짓는 미움의 마음입니다. 세상에는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완전히 좋은 사람도 없습니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행동은 싫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 자체를 나쁜 사람으로 확신해서는 안됩니다. 그 사람에게도 그렇게 판단하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부정적인 판단에 앞서 상대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관심과 공감이 선행돼야 합니다. 미움은 버리고 공감을 채우는 거죠.
세 번째 버려야 할 마음은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린 것이라는 가치판단의 마음입니다. 사회적인 질서를 유지하거나 도덕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처받은 마음을 돌볼 때는 오히려 이분법적인 가치판단이 나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비교당했을 때 기분이 나쁜 이유는 이미 내 마음 안에 비교의 분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못한다는 비교를 당했을 때 기분이 나쁜 이유는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안좋은 것이라는 가치판단을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만약 나에게 그런 판단 기준이 없다면 그런 말을 들었을 때 화가 나기보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마음을 돌볼 때는 냉정한 판단은 버리고 대신 그럴 수도 있다는 관용의 태도를 채워야 합니다.
그렇게 상대의 말을 들었을 때 비교는 나를 괴롭히는 악담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공감하게 하는 덕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연 님, 사회생활을 해나갈수록 어머니와 비슷한 혹은 더 냉정하고 배려심 없는 사람들의 비교와 평가를 받게 될 거예요. 그때마다 상대를 회피하거나 관계를 끊을 수는 없겠지요. 대신 마음을 비우고 상대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가져보세요. 그런 노력이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을 만들고 어머니와의 관계도 회복시켜줄 겁니다.
최종솔루션
상대의 비교에 반응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만들어놓은 비교의 저울에 올라가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울에 올라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교의 저울에 올릴 만한 마음은 비우고 대신 그 자리에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채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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