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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주간지 K-공감
병이 없는데 극심한 피로 생활습관 바로잡기부터
'닥터 서의 진료실 - 만성피로증후군'

“늘 피곤해서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없어요. 이것저것 검사를 해봐도 뚜렷한 병명을 찾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9세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43세 하경 씨는 1년 전부터 휴식을 취해도 없어지지 않는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게으르다”는 핀잔을 들을 때도 있어 답답하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하경 씨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환자가 만성피로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온다. 피로감은 매우 주관적인 감정이라 병명 없이 피로감만 호소할 때 종종 꾀병으로 오해받는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들을 면담해보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만성피로를 호소하면 우선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우울증이나 빈혈, 간질환,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신부전증, 암 등 다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상세히 검사해봐야 한다. 아무런 병도 없고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해소되지 않는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1994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진단할 수 있다. 직업활동 또는 교육·사회·개인활동 및 기능이 감소하고 기억력·집중력이 줄어들 때, 인후통이 있거나 목이나 겨드랑이 임파선에 부종이 생길 때, 통증·근육통·다발성 관절통·두통 등이 있거나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증상, 운동 후 24시간 이상 심한 피로감 중 4개 이상이 동시에 발생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 길어질수록 호르몬 균형은 무너지고 면역기능이 저하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흔히 무력감과 우울감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 처방하에 항우울제나 부신피질호르몬 등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약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에 있다. 나는 하경 씨에게 아래와 같은 만성피로 관리법을 소개했다.
첫째, 장내 소화 시스템에 부담을 줘 피로감을 유발하는 튀김, 인공조미료, 식품첨가제, 과다한 카페인 음료, 빵·떡·면·아이스크림처럼 갑자기 혈당을 높이는 ‘혈당 스파이크’ 음식들을 피하자.
둘째, 비타민B·C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만성염증을 줄이고 면역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는 아연, 셀레늄, 각종 미네랄, 섬유소, 유산균, 오메가3지방산과 같은 영양소를 섭취하자.
셋째, 힘이 없다고 집에만 누워 있지 말고 본인 체력에 맞는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자. 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줄 수 있는 가까운 숲 산책을 추천한다.
넷째, 교란된 면역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하루 7시간 이상 양질의 수면은 필수다. 수면 부족은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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