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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혈뇨, 방광암일 수 있다?

2022-04-01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혈뇨, 방광암일 수 있다?
'방광내시경검사로 쉽게 진달할 수 있는 방광암'

    며칠 전 비뇨의학과 선배 어머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조의를 표하고 병명을 여쭤보니, 공교롭게도 방광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하였습니다. 본인이 비뇨의학과 의사인데 어머니께서 방광암으로 돌아가셨다고 자책하는 모습이 씁쓸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방광암은 비뇨기계 암 중 두 번째로 발생빈도가 높은 암입니다. 첫 번째는 전립선암이고요. 보통 60~70대에 많이 발생하고 남자에서 여자보다 4배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방광암의 발생은 남성 10만 명당 9명 정도로 10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방광암을 진단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위암은 위내시경으로 검사하듯이, 방광암은 방광내시경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암이나 대장은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를 받는 분이 많으시지만, 방광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내시경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경우가 드뭅니다. 따라서 방광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방광암의 증상은 대개 혈뇨입니다. 건강검진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보이거나, 소변에서 눈으로 보아도 붉은 혈뇨가 나오게 됩니다. 방광염에 걸리게 되어도 혈뇨가 나올 수 있는데, 방광염의 경우는 배뇨통이나 복통 등 통증이 있지만, 



    방광암의 경우는 통증은 거의 없고, 혈뇨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방광암은 통증 등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분들 중에는 혈뇨가 보여도 무시하고 수년간 병을 키우다 병기가 진행되어서 발견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또 현미경적 혈뇨는 검사에도 대개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의사들 중에서도 혈뇨를 가볍게 생각하다 방광암이 진행된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현미경적 혈뇨나 육안적 혈뇨를 보이면 꼭 비뇨의학과에서 방광내시경검사를 받으시길 권유 드립니다.
    또한 방광염이 잘 낫지 않는 경우, 항생제를 사용해도 소변에 백혈구가 계속 보이는 경우는 방광암이 동반 되어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방광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일단 방광암으로 진단되면 대부분 내시경 수술을 받게 됩니다. 작은 내시경을 방광에 넣어 방광은 그대로 두고 방광암만 절제하는 수술입니다. 위내시경으로 위용종을 제거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이 내시경 수술은 방광암의 병리학 진단 및 방광암의 치료를 동시에 하는 것입니다. 일단 내시경으로 방광암을 절제한 뒤, 병리 검사를 시행해서 방광암의 병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방광암은 크게 표재성과 침윤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방광암이 방광 겉에만 위치하고 있으면 표재성 방광암, 암이 방광 내부를 깊이 파고들어 근육층이나 그 이상까지 파고 들어가면 침윤성 방광암이라 합니다. 이렇게 2가지로 나눈 이유는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표재성 방광암은 내시경으로 방광암을 모두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수술 후 표재성 방광암으로 진단되면 일단 치료가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정기적 내시경검사만 받으시면 됩니다. 다만, 일차 내시경 치료가 되었어도 방광이 남아있는 한, 방광암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대략 70%에서 방광암이 재발되기 때문에 불편하고 아프시더라도 방광내시경은 수술 후 꼭 정기적으로 받으셔야 합니다.
    둘째로,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되면 내시경 수술 후에도 암이 남아있다고 생각되어, 추가적으로 방광 전적출술을 받으셔야 합니다. 방광 전적출술은 말 그대로 방광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로, 매우 큰 수술입니다. 또한 방광을 제거하면 소변은 어떻게 보는지가 관건인데요. 예전에는 장의 일부를 잘라내, 요관을 연결하고 몸밖으로 꺼내어 소변이 나오게 하는 회장도관조성술을 많이 시행하였습니다. 이때는 소변주머니를 몸에 달고 생활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방광이 있던 자리에 장을 이용해 동그랗게 인공방광을 만들어 방광의 기능을 대신하게 하는 인공방광조성술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방광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입니다. 방광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수십 년간 흡연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방광암 발생율이 4배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는데 반해, 방광암과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화학약품과 염료, 고무와 직물들을 다루는 종사자에도 많이 발생합니다. 또 방광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방광암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소변줄을 차고 계시는 신경인성 방광이나 고령의 노인 환자의 경우 소변줄로 인한 염증으로 방광암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방광암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흡연자의 경우 무엇보다도 금연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발암성분이 방광에 고이지 않도록 하루 1.5L 이상의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잦은 방광염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미경적 혈뇨나 육안적 혈뇨를 보이면 꼭 방광내시경검사를 받으시길 권유 드립니다. 방광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내시경으로 쉽게 치료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