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박대천 따라 펼쳐지는 옥화구곡 이야기

2021-03-08

라이프가이드 여행


굽이굽이 옥화구곡 따라
박대천 따라 펼쳐지는 옥화구곡 이야기
'하늘이 감추고 땅이 비밀로 했던 땅'


징검다리 건너 구석기인의 흔적 찾기 <청석굴>
    미원에서 보은쪽으로 19번 도로를 따라 3km 정도 가다보면 운암리 청석굴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마을로 들어서면 청석굴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옆 수변공원 캠핑장은 평지에 잔디와 자갈이 깔려 있고 식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여기서 청석굴로 가기 위해서는 청석굴다리를 건너 가도 되고 개울에 길게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도 운치가 있다.
 
  (左上) 청석굴 징검다리     (右)청석굴 암벽훈련       (左下)청석굴 입구

    돌다리를 건너는 걸음이 느리고 조심스러워 한낮의 여유로움을 누리기 좋다. 청석굴로 들어가기 전에 만나는 암장은 암벽타기 선수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거칠고 가파르다. 암장에 설치된 스카이데크를 따라 10분 정도 산 정상으로 올라가면 전망대인 팔각정이 나온다. 소리없이 흐르는 개울 옆에 옹기종기 마을이 있고 넓지 않은 논밭이 산과 어울려 어느 곳의 전망대 풍광보다 전원적이다.
여름철에는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인공폭포가 쏟아져 포근하고 따듯한 마을 풍경과 함께 청량함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암장을 지나 100여 미터 걸어가면 청석굴 입구가 일행을 맞는다. 굴 속에 은거하는 용이 밖으로 나왔다고도 전해지는 청석굴은 굴 입구에서부터 한기가 느껴진다. 굴 안쪽에서 사철찬바람이 불어와 한여름에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하는 피서지이다. 굴의 길이는 60미터 정도인데 굴 안으로 점점 들어가다 보면 좁은 통로를 만나고 이 곳을 통과하면 제법 넓은공간이 나온다.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우는 멸종 위기종인 천연기념물 제452호인 붉은박쥐가 발견된 곳이다. 현재 박쥐와 20여 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동굴생태계 탐구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청석굴은 발굴조사를 통하여 선사시대인 구석기시대의 유물인 찍개와 볼록날, 긁개 등도 발견되어 몇십만 년 전부터인류의 오랜 생활 터전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캠핑도 하고 암벽스포츠도 즐기고 물놀이와 동굴 관광까지, 남한강의 최상류에 위치한 청석굴이 ‘석기시대 레저단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잔상에 오래 남는 곳이다.
그림이 그려지고 시상이 떠오르는 봉황대
    청석굴에서 보은방면으로 2.5km정도 가면 왼쪽으로 박대천과 봉황리 마을이 있고 오른쪽으로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나온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금세 무너질 듯 아찔하고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면 앞이 시원하게 트여 봉황이 날아들 기세라고 알려진 이 곳, 봉황대이다.
    아득히 멀리 산 첩첩 물 첩첩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지고 시상이 떠오른다. 하늘이 선물한 풍광 앞에 서면 절로 그림이 그려지고 시가 떠오른다고 했던가.


 
바람이 일고 잔물결이 이는 인풍정 · 관란정
    봉황대는 서계 이득윤이 옥화구곡으로 명명한 점으로 봐서는 조선시대에 청주현의 땅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이다.
    한강과 금강과 낙동강 세 강의 발원지로서 삼파수三波水로 불리우는 속리산 천황봉. 이 가운데 한강으로 가는 물줄기는 처음에 서쪽으로 흐르다가 휘돌아 동쪽으로 꺾여 옥화구곡으로 접어들게 된다. 휘돌아 흐르는 물줄기 안쪽에 하회河回마을처럼 형성된 마을이 봉황리이고, 봉황리에서 물줄기 서편에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있는 절벽이 봉황대이다.
    성리학과 음률에 조예가 깊었던 서계 이득윤은 역학에도 일가견이 있어 정묘호란이 일어날 것을 예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저서 ‘서계이선생가장결’이 정감록의 일부가 되어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주역에 능통했던 그가 봉황대를 설정한 것은 어찌 보면 이러한 풍수지리학적 예언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머물게 한다.
    봉황대에서 미원방면으로 가다가 옥화대 가는 이정표를 따라 접어들면 옥화구곡의 경치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 길에서 가장 처음 언급되는 곳이 바람이 일어나는 정자, 인풍정이다. 인풍정에서 바람을 느껴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실제 정자는 존재하지 않고 표석만 길가에 서 있다. 표석 맞은편에 인풍정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인풍정을 대신할 정자가 근처에 있다. 운암교를 지나 송호마을 입구에 자리한 관란정이 그 곳이다. 사람과 마을과 오랜세월 함께 했을 거대한 느티나무 자락이 길을 넘어 개울에 닿을 듯 길게 늘어뜨리고 일행을 맞이한다. 관란정 바로 옆에는 송집수 효자각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1926년에 송재 송병이(1866~1934)가 세운 은진 송씨 가문의 정자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아담한 목조기와집이다.
    상당산성에서 발원한 미원천이 박대천에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관란정은 주변에 나무와 바위가 조화가 아름답다. 특히 물의 흐름瀾을 헤아리며觀 걸어온 삶을 돌아보기에 더없는 자리이다. 이 곳에 거하던 선비는 산수를 즐길 뿐 세속에는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으리라.
 
 
사계절 자연친화형 휴양시설 옥화자연휴양림
    인풍정 표석 오른쪽으로 나 있는 인풍교를 건너면 숲과 물이 어우러진 옥화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옥화자연휴양림은 입구에서부터 사계절을 품고 있다. 봄이면 벚꽃길이, 가을이면단풍길이, 겨울이면 설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1999년 문을 연 옥화자연휴양림은 약 136ha 면적에 16동19실 최대 18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자연친화형 숙박·휴양시설이다.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등산로, 물놀이장 다목적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울창한 산림과 청정 시냇물이 있어 가족 단위 휴양지로 유명하다.
    휴양림을 둘러싼 산자락 곳곳에 탐방로와 등산로가 이어져 있고 숲의 기운을 쐬며 건강해질 것 같은 삼림욕장, 계수나무 군락지로 명소가 된 주변으로 아이들의 천국인 물놀이장이 있다. 숲 체험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산에 대한 흥미와 숲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휴양림의 대표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