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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교육이 활짝
코로나 시대의 교육, 새로운 장을 열다
'원격수업시스템 ‘바로학교’ 구축에 앞장선 8명의 초등교사'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 대비한 충북도교육청의 ‘바로학교’는 전국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접속 지연이나 교육 콘텐츠 부족 등의 우려를 뒤엎고 충북교육청과 교육연구회 교사 8명이 일궈낸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0월 8일(목) 충북교육연구정보원에서 그 ‘주역’을 만났다. 박성준 교사(충북교육연구정보원)·이재혁 교사(직지초)·박성민 교사(경덕초)·구본기 교사(충북교육연구정보원)는 대면으로, 나머지 4명은 온라인으로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개학은 미뤄지고, 또 미뤄졌다. 코로나19 여파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난생 처음 들어보지 못했던 ‘온라인 개학’이라는 말이 교육 현장에 등장했다. 이 혼란을 타개할 방법은 뜻밖의(?) 모임에서 찾아냈다. 충북교육연구정보원 SW교육연구회 ‘코알라’였다.
당초 15명의 교사들이 모인 ‘코알라’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교육기부를 하자는 취지로 2018년 말에 결성돼 2019년 9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14개의 온라인 강좌를 만든 경험이 있는 연구회였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해지자, 충북도교육청은 ‘코알라’에 문을 두드렸다. 이에 코알라 회장 박성준 교사는 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비대면 학습 시스템 ‘바로학교’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 비대면 교육은 너무나도 생소했고, 방법은 많지 않았다.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업 자료도 턱없이 부족했다. 수업시간에 비해 콘텐츠 재생 시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교과 과정과 딱 맞아떨어지는 콘텐츠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재혁 교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혁신과 교육과정팀과 연구회 웹개발팀이 업무를 분담해서 바로학교를 만들었다”며 “교육과정팀이 수업 콘텐츠를 만들어서 주면 학년별로 나눠서 웹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LMS기능 및 수업공유시스템까지 구축하고 접속 지연이나 데이터 처리 등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을 해결해냈다. 이런 방식으로 원격수업시스템을 교사주도로 자체 구축한 사례는 전국에서 ‘바로학교’가 처음이다.



잠 못 이루는 밤
불과 2주 만이었다.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은 했었지만, 그걸 구현하는 데까지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코알라’ 회원 8명의 교사들은 낮밤 없이 ‘바로학교’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만드는 내내 부담과 불안이 선생님들을 괴롭혔다.
박성준 교사는 바로학교에 문제가 있어서 학생들의 수업이 멈출까봐 걱정이 많았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하면 수업의 본질을 잘 살리면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가?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발전을 거듭한 바로학교 3.0
3월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던 바로학교는 문제 개선을 위해 세 차례나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바로학교를 처음 만들 때 생각했던 ‘가치’를 보다 잘 구현하기 위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끊임없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바로학교 3.0이 탄생했다.
이제 교사들은 다른 플랫폼이 아닌 바로학교 3.0만 가지고도 수업 자료를 만들 수 있다. 텍스트, 그림을 손쉽게 가져와 문제를 만들 수도 있고, 학생들을 위한 해설도 덧붙일 수 있다. 그리고 각자가 만든 교육 콘텐츠를 나누고, 덧대어 새로운 수업 자료를 선보일 수도 있게 됐다. 학급별 시간표 작성·관리도 가능해져 출결이나 학습 결과도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바로학교 3.0은 타 시·도에서도 높은 사용률을 보인다.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사용자 통계를 냈더니 충북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바로학교 3.0을 이용하고 있었다. 바로학교를 쓰는 교사만 해도 전국 4만 6천여 명이 넘는다.
쏟아지는 칭찬에 ‘웃음 활짝’
선생님들을 향해 호평이 쏟아졌고, 전국적으로도 바로학교 3.0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고맙다면서 전달받은 커피만 해도 셀 수 없다. 이재혁 교사는 “노력 이상으로 이미 보상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본기 교사는 상상도 못 했다. 자신이 취미로만 했던 코딩이 교육 현장에 쓰일 줄은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미술교육과를 나와 컴퓨터를 전공한 적이 없었다. 게임 만들 생각에 주말마다 서울로 학원까지 다녔다. 그 결과가 바로학교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지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재혁 교사도 컴퓨터 전공이 아니다. 미술교육과를 나와 막연하게 코딩을 배우다가 신세계에 빠졌다. 우연히 만나게 된 코딩은 삶을 바꿔 놨다. 이 교사는 “코딩을 배우면서 교육기부사업도 하고, 삶 자체가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원래 ‘덕후’도 있다. 박성준 교사는 컴퓨터교육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평소 소프트웨어 교육은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걸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증명한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바로학교’는?
개발 방향은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에 어려움이 없도록 소통 장치를 추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웹 알림 기능을 추가시켜 교사와 학생끼리 메시지를 전달하고, 채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평가시스템 기능을 개발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강화시키는 데도 힘쓸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박성준 교사의 눈이 반짝였다. 박 교사는 “모든 것이 바로학교를 통해 처리될 수 있도록 하나의 포털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제는 선생님들끼리 콘텐츠를 작성하고 공유해서 계속 새로운 자료가 나올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로가 바로학교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교환하고, 발전시키다 보면 ‘최상의 결과물’이 나오고 그것이 곧 원격수업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DITOR AE안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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