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뱃속을 뜨끈하게 덥혀주는 옻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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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옻닭은 체내 기생충을 죽이고 각종 세균 침투를 막아주고 염증을 없애는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옻닭은 체질에 맞는 사람들에겐 사계절 구별 없이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었다. 백세옻닭은 금천동 일대에서는 꽤 알려진 음식점이다. 특히 옻닭 마니아 P씨는 “이제껏 방문한 많은 옻닭집 중 국물 맛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일품”이라며 “옻닭의 기본 재료들에 충실한 집”이라고 밝혔다. 이집은 무엇보다 꾸미지 않은 소박한 내부가 손님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일반 가정집처럼 격이 없다. 대표 음식은 옻닭과 전복삼계탕이 전부다. 옻닭은 참 옻을 사용해 알레르기 반응이 없지만, 옻에 민감한 분들은 전복삼계탕을 먹으면 된다.



주문 후, 시간이 좀 걸렸지만 보글보글 끓고 있는 옻닭을 보는 순간 기다리던 지루함이 싹 달아났다. 푹 고와서 뚝배기에 담아낸 옻닭은 국물 한술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진한 국물에 간도 적당해 굳이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되었다. 뱃속을 뜨끈하게 덥혀주고 온몸에 기를 보충해주니 몸보신 음식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푹 고아낸 살코기와 닭죽을 입안에 넣으니 온 몸에 은은한 열기가 번져든다. 옻닭에 함께 넣은 찹쌀밥은 닭 육수와 옻의 향미가 뭉근히 녹아있어 그지없이 구수하고 담백하다. 그럴 때는 별도의 앞 접시에 담아 먹기보다 뚝배기에서 한 수저씩 떠서 호호 불며 먹는 것이 제격이다. 갈색 빛의 걸쭉한 국물 속 건진 매끈한 다리 살도 먹음직스럽다. 그래서 옻닭에 제대로 꽂힌 사람들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도 잊은 채, 약을 먹어가면서까지 옻닭을 찾는 모양이다. 옻닭은 옻 껍질을 벗겨 닭에 넣고 함께 달여 먹는 음식으로 닭의 성질이 옻의 유독성을 해독시켜 주므로 약효가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양음식이다. 닭고기는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육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특히 닭고기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소화 흡수가 잘 된다. 보통 입맛이 없어 소화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체하기 쉽지만, 닭은 소화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보양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전통적인 우리나라 음식의 조리법에는 한약재를 사용하지 않고, 조선시대 요리책에는 삼계탕과 같은 조리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닭고기에 한약재를 첨가하여 보신의 효과를 배가시키려는 목적으로 조선시대 후반기에 개발된 것으로 추측된다. 동의보감에도 ‘옻은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주며 피를 맑게 하고 살균작용을 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염증질환 및 각종 암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옻은 암세포 억제 및 항산화, 항균효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옻의 주성분으로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우루시올 성분에 의한 것으로 처음에는 무색투명하나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효소의 작용으로 검게 변하여 옻이 된다. 그래서 옻의 알레르기를 중화시키는 닭과 함께 섭취하면 좋다는 것이다.
백세옻닭 메뉴는 지극히 단출하다. 단 두 종류만 판다. 그만큼 전문집이라는 의미다. 옻닭 1만2천원, 전복삼계탕 1만2천원이다.
-백세옻닭 / (043)2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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