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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장단점과 잘 마시는 법

2022-07-22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커피의 장단점과 잘 마시는 법
'커피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주위를 둘러보면 커피 전문점, 참 많죠? 거리에 나가 잠깐 둘러만 봐도 건물마다 여러 점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커피 소비량이 353잔으로 세계 평균인 132잔에 비해 2.7배에 달한다고 하니, 놀랍지 않나요? 
    어느덧 우리의 주요 기호식품이 된 커피, 잘 알고 마시면 약이 되고 모르고 잘못 마시면 독이 될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커피의 역사를 보면 의학자가 약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800년대 이란인 의학자 라제스가 ‘의학 집성’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커피에 대해 기록을 남기죠.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던 커피나무의 일종인 ‘분(bunn)’에서 자란 열매를 갈아 끓여내 위장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에 커피를 만드는 방식이라면, 위장에 도움이 되긴 어렵겠습니다. 커피콩을 볶아서 갈아서 추출하는 방식의 현대 커피는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커피의 어떤 성분이 약으로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일까요? 커피에는 천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세 가지 뽑자면, 카페인과 클로로젠산, 카페스톨이 있습니다.
    커피에 존재하는 산의 종류만 30가지가 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성분이 클로로젠산, 구연산, 사과산 등입니다. 그중 클로로젠산이 가장 많은데 커피나무가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만드는 성분으로 가공 과정에서 분해가 되면서 여러 맛과 향에 영향을 줍니다.
    커피를 직접 내려 먹는 핸드드립 커피, 아시죠? 이때 거름망에 걸러지는 커피 기름의 정체가 바로 카페스톨입니다. 에스프레소에서도 미세하게 떠 있는 기름 성분, 그리고 커피 거품 크레마의 성분도 바로 이 카페스톨이 대부분이죠. 카페스톨은 몸에서 여러 항염, 항암 효과를 내는 물질입니다. 실제로 2013년 한국 식품 연구원 박재호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카페스톨이 당뇨병성 망막병증, 암, 류머티즘 관절염, 자궁 내막증 등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었죠.
    하지만 카페스톨이 좋은 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단점도 있는데요. 2007년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의 카페스톨이 저밀도 지질 단백질(LDL) 농도를 높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커피가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성분, 카페인이 남았죠? 카페인은 워낙 널리 알려진 물질이라 본인이 카페인에 민감한지 아닌지 정도는 알고 있으실 겁니다. 카페인의 민감도는 사람마다 개인차가 큰데요. 카페인에 민감한 성인이라면 하루 300mg 이상의 카페인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증이 생길 위험이 큽니다. 증상은 수면 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안절부절못함, 근육 경련, 신경과민, 흥분, 산만, 안면 홍조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카페인이 중추신경과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또한,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도 하고 위염이나 십이지장 궤양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이 있어 칼슘과 철분 흡수를 방해합니다. 임산부가 카페인을 하루 300mg 이상 섭취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저체중아 출산 가능성이 커진다는 보고가 있고 태아가 빈혈에 걸릴 위험도 올라갑니다. 
    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오지 않고 각성 상태가 유지될까요? 평소 우리 몸은 많은 활동을 해 피로가 쌓이면 뇌에서 아데노신이 생성됩니다. 이 아데노신이 신경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켜 졸음이 오게 하는 거죠. 또한, 자는 동안 혈액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신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요?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형태가 비슷하므로 신경세포의 수용체에 대신 결합을 하게 됩니다. 수용체에 아데노신이 결합할 수 없게 됨으로써 신경세포의 활동이 지속하면서 졸음이 오지 않게 되는 거죠.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압을 높이고 간을 자극해 혈당을 높여 근육이 일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다른 작용 기전도 있는데요. 카페인은 필로폰과 같은 마약처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립니다. 이 도파민이 도파민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세포를 흥분시키게 되죠. 이런 작용 때문에 카페인은 강심제, 중추신경 흥분제, 이뇨제로 사용이 됩니다. 커피나 카페인 음료가 피로해소(?)제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다만 기전을 보면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피로를 못 느끼게 하는 것이므로 다음엔 더 많은 카페인이 필요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카페인이 필요해지고 몸이 지속해서 흥분해 있다 보니 건강에도 무리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카페인 중독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그럼 커피가 몸에 나쁜 영향만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겠죠?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적지 않습니다. 커피 애호가분들의 눈이 번쩍 뜨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먼저 커피가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17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과 서울대 의대에서 진행한 성인 441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매일 2잔씩 마시는 사람은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이 67% 감소하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65% 감소한다는 발표입니다.
    커피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는데요,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커피에서 간 질환 예방 효과가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그중 원두커피를 하루 3~4잔 마실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는 내용입니다.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에서 커피를 마시면 지방간이 생길 확률이 4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커피 속 항산화 성분인 카웨올(kahweol)과 카페스톨(cafestol)의 영향이라는 내용입니다.
    커피가 대장암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김정선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팀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하루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무려 77%가 낮았다고 합니다. 예방 효과는 남성에서 더 뚜렷했다고 하는데요.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원두커피로 하루 3잔 정도의 커피는 건강에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카페인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커피 3잔의 기준인데요. 더블샷으로 1L씩 되는 커피를 3잔 마셔서는 아니 되겠죠? 커피 한 잔의 기준은 8온스, 237mL입니다. 종이컵 한 잔 분량이라고 할 수 있죠. 아, 가공 당분이 많이 들어간 커피 믹스나 캐러멜 마키아토 같은 첨가물이 가득 들어간 커피는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 함께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