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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거품이 많거나 혈뇨가 나온다면 꼭 확인하세요

2021-09-10

라이프가이드 건강헬스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성인/노인)
소변에 거품이 많거나 혈뇨가 나온다면 꼭 확인하세요
'소변으로 확인하는 건강상태'

    흔히 2, 3월이면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나왔다고 외래에 오시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연말 연초에 건강검진을 받으시고, 소견서에 혈뇨라고 써있는 내용을 보고 놀라서 오시는 것입니다. 실제로 혈뇨로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소변검사를 했는데 혈뇨가 발견된 환자입니다. 즉 무증상 현미경적 혈뇨가 발견되어 오시는 분들입니다. 실제 소변색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붉어져 내원하는 경우 즉 육안적 혈뇨환자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혈뇨가 의심되면 우선 소변검사를 다시 해서 붉은 소변이 혈뇨가 맞는지, 그리고 혈뇨가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혈뇨인지 확인합니다. 혈뇨가 진단되면 비뇨기 장기에 심각한 원인질환으로 인해 혈뇨가 나오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소변은 콩팥에서 만들어져서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내려가고 방광에서 저장되어 요도로 배출됩니다. 이렇듯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부분에서 이상이 생기면 혈뇨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신장 내에 염증이나 결석, 암이 있어도 혈뇨가 발생할 수 있고 요관이나 방광에 결석이나 암, 염증이 있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남자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경우에도 혈뇨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언뜻 듣기로는 혈뇨가 나오면 큰일이 날 것 같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원인없이 일시적으로 혈뇨가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현미경적 혈뇨가 나오는 경우 육안적 혈뇨보다는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병이 있더라도 경증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선 지속적인 혈뇨가 진단되면 혈뇨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하게 됩니다. 크게 3가지로, 혈액검사와 소변대사검사, CT나 초음파검사 같은 영상검사, 그리고 방광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CT나 초음파는 콩팥을 보기에는 매우 좋은 검사이지만 방광과 전립선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좀 불편하지만 방광경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CT에서 보이지 않은 작은 방광암 같은 것이 종종 내시경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20세 남자 환자 환자에게도 방광암을 진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20대인 경우 방광암이 생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방광경 검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이후로는 가급적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시경검사를 시행하는 편입니다.
    질환별로 혈뇨의 예를 들어보면 우선 방광염 같은 경우 아랫배 통증이나 배뇨 시 통증을 느끼면서 혈뇨가 나오게 됩니다. 여성 환자의 혈뇨는 대개 방광염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생제치료로 방광염을 치료하면 혈뇨도 곧 호전됩니다.요로결석의 경우 옆구리의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혈뇨가 나오는 경우가 많으나, 통증없이 혈뇨만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혈뇨 검사로 CT를 시행해서 결석이 보이는 경우 결석 치료를 시행하면 혈뇨는 없어집니다.
    오히려 통증이 없는 혈뇨가 있는 경우 방광암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를 해야 합니다. 방광암이나 요관암 등은 대개 통증이 없이 혈뇨만 가끔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종종 어르신 중에는 암이 많이 진행된 후에 오시는 경우도 외래에서 보게 됩니다. 특히 방광암이나 신장 요관암은 50대 이후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시는 중년 남성에게 혈뇨가 생기면 바로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합니다.
    간혹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서 혈뇨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마치 코를 세게 풀면 코피가 나듯이 전립선비대증으로 꼭 막혀 있는 요도를 통해 소변을 보려고 배에 힘을 주다가 전립선의 혈관이 터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전립선비대증 수술로 막힌 요도를 뚫어주어야 합니다.
    아주 드물게는 마라톤 등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뒤에 일시적인 혈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명 러너의 혈뇨 (runners hematuria)라고도 합니다. 운동으로 인해 신장이나 방광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신장에 피가 덜 가서 사구체 압력이 증가하여 생기는 것으로 휴식하면 곧 좋아집니다.



    혈뇨는 이처럼 염증, 결석, 종양, 선천성 기형 같은 비뇨기계 질환으로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신장 자체의 문제로 혈뇨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신장 내에는 피를 걸러 소변으로 만들어주는 필터가 있는데, 이것을 신사구체라고 합니다. 필터에 구멍이 뚫리면 이물질을 거를 수 없듯이 신 사구체에 문제가 생기면 적혈구나 단백질을 걸러주지 못해서 소변 속으로 적혈구나 단백질이 빠져나가 혈뇨 와 단백뇨가 생기게 됩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사구체신염인데, 신장 필터인 사구체에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급성인 경우는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면역글로불린 A신병증 같은 경우 만성으로 진행하여 10년 내 절반 가까운 환자에서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합니다. 이 같은 신장 사구체의 문제로 인한 혈뇨는 대개 신장내과에서 치료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거품뇨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변에는 거품이 많지 않고 거품이 잠깐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거품이 너무 많거나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거품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변을 보고나서 시간이 지나도 맥주거품처럼 변기에 거품이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환자분들이 매우 걱정하며 여쭤보는 소변 증상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거품뇨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의 거품뇨는 아침 첫 소변처럼 소변이 농축되거나,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품 그 자체가 아니라 소변 내에 단백질의 유무입니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서 단백질이 빠져나올 때 거품뇨가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품뇨가 보이면 소변 내 단백질이 있는지 검사를 하게 되고 만일 단백뇨가 있다면 그것은 신장기능의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주로 당뇨병이나 신사구체염 등으로 인해 신장질환이 진행되는 경우 단백뇨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거품뇨가 있으면 우선 소변검사를 하시고, 단백뇨가 없다고 하면 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