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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요흐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2017-08-10

라이프가이드 여행


융프라우요흐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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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l-Bridge가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날씨 운을 타고난 것 같아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특히 융프라요후 여행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활을 담당하는 것이 날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시 운이 좋았다. 조금만 흐리고 구름이 살짝 가리워도 동네 전체가 어두워지고 초저녁 흙빛으로 바뀌는데 우리가 하이킹을 즐길 동안은 살짝 가끔씩 흐리기만 할뿐 성난 하늘은 보질 못했다. 그렇다, Soul-Bridge는 행운아인게 분명하다. 융프라요후 전망을 올라올 때 구입한 VIP PASS 혜택은 CHF6 바우처로 메인 홈 카페테리아에서 컵라면을 교환할 수 있고, 기념품 스토어에서 기념품 교환도 가능하고 스노 펀도 50% 할인이 가능하다.



    융프라요후의 아쉬운 전경을 마음에 고이 담고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 구간을 격파하기 위해 출발했다. 돈 걱정 없다면 넉넉하게 지내며 살아보고 싶은 곳이 바로 이 곳이 아닐까? 공기 좋고 평온하고 정말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치 CG 처리 해 놓은 듯한 풍경들이 우리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어떠한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마을 그린델발트였다. 그린델발트는 해발 1,034m 고원의 산악마을이다. 운터클레쳐, 오버클레쳐, 두 곳의 빙하가 근방에 위치해 있다. 아이거 산과 슈레크호른, 베터호른과 같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의 베이스 캠프, 하이킹하기도 좋아 전 세계 아웃도어 피플들을 끌어모으는 곳이며, 특히 겨울에는 스키 매니아들이 스키를 즐기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린델발트에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끝이 나는 듯하지만 계속 올라갔다. 우리가 타본 케이블카 중에서 가장 길었던 케이블카였다.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 발코니에서 시원한 물 한잔 들이키며, 피르스트의 아름다움을 느끼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스위스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한 곳이 바로 피르스트이다. 그래서 하이킹의 메카라고 불리운다. 우리는 스위스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체험 중 하나인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피르스트를 즐겨보기로 했다. 트로티바이크는 자전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달리는 모습은 킥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하면 폐달없는 자전거이다. 브레이크를 꽉 잡으로 앞으로 퍽하고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타야한다. 우측 브레이크를 서서히 잡으면서 내려가면 가속이 잘 붙지 않아 나름 안전하게 트로디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VIP PASS를 제시하면 10FR에 빌려서 탈 수 있고, 디포짓은 두 대에 120FR을 지불했는데 트로디바이크를 반납하면 바로 환불처리 해준다. VIP PASS는 우리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존재였다. 이 녀석때문에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가 또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피르스트플라이어라 불리는 녀석인데, 그네에 앉아 정상에서 로프를 타고 쭉 내려오는 기구이다. 역시 우리에겐 VIP PASS가 있기 때문에 무료였고, 스크루지보다 더 독하게 아껴가며 여행하는 Soul-Bridge라서 안 탈 수가 없었다. 융프라요후의 넓은 품과 아드레날린을 느끼고 싶다면 여러분도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VIP PASS 3일권 중에서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융프라요후를 즐기기엔 3일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우리의 버킷리스트 항목에 있었던 융프라요후에서의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러 부지런히 움직였다. 결의에 찬 눈빛으로 하늘 너 부셔버리겠다는 마음으로 하얀 봉고차를 타고 산으로 20분 가량 올라갔다. 그리고는 23kg 정도 되는 큰 배낭을 짊어진 채 10분 더 걸었다. 원래는 스테프들이 매고 가는데 이 놈의 호기심 덕분에 우리가 짊어지고 가게 됐다. 이런 파트너는 처음이냐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벼운 발걸음이라고 너무 좋아했다. 순조롭게 비행 준비가 진행이 되었고 둘 다 긴장되고 살짝 겁을 먹었는지 아무말 없이 하네스와 장비를 착용하고 한마디 딱 듣고 비행을 했다. "RUN" 뭐? 이러는 순간 우리들도 모르게 파트너를 다라 절벽을 향해 뛰고 있었고, 몸이 갑자기 둥실 뜨는게 이 모든게 꿈인가? 라는 이상한 생각과 함께 많은 생각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순간도 잠시 어느 샌가 우리 Soul-Bridge는 감탄사를 내뿜으며 어떻게든 더 오래 하늘을 즐기기 위해 파트너에게 유혹의 멘트를 날렸고, 그 덕분에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었던 태극기를 쫙 펼칠 수 있었다.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어떻게 이 몇 자의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인터라켄 하늘에 자랑스런 대한민국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니 그걸 또 Soul-Bridge가 해낸 것이다.
    이런 황홀한 곳에서 살면 어떤 느낌일까? 비싼 물가때문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달 만이더라도 배낭여행객이 아닌 현지에서 생활하는 그들처럼 살아 보고 싶기도 하다. 휘황찬란한 네온 싸인이 선사해주는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 그 그대로의 모습이 선사해주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선사해주는 이런 멋진 곳에서 한달만이라도 생활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이 느낌을 그대로 고이 마음에 품고 우리는 다음 여행지로 떠난다. 아쉬워서 더욱 황홀한 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