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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오늘을 내일의 미래로 바꾸는 단양고 사제동행 이야기

2023-06-07

교육 교육학원


Embrace 교육의 품
지역의 오늘을 내일의 미래로 바꾸는 단양고 사제동행 이야기
'인구 소멸 위기 당면한 단양에서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를 실천하다'

    단양은 충청북도 내에서도 인구감소율이 가장 높은 대표적인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이다. 2023년 3월 기준 단양군의 인구는 도내 최저 수준이며 특히 유, 초, 중,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인구 수는 10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우리 학생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단양군이 소멸되고, 머지않아 많은 학교들이 폐교되어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자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교사로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오랜시간 고민의 끝에 내가 내린 해답은 공교롭게도 역시 지역에 있었다. 연 1,000만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 제1의 관광도시,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과 자원이 촘촘한 지역 단양... 지역사회의 많은 자원들을 학교 교육과 연관지어 교육의 범위를 온마을로까지 확장시킨다면 학생 교육에 있어 창의성과 융통성을 추구할 수 있을 테고, 지역은 지방소멸 위험 시대에 있어 활력과 지역 발전의 중요한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분좋은 상상을 했다. 지난 수년간 지역사회에 대한 막연한 고민과 기대감을 가지고 추진해온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석회수로 인한 피부질환 문제의 해답을 지역의 아로니아에서 찾다
    2017년, 본격적인 프로젝트의 시작에 앞서 학생들과 지역사회에 대해 온전하게 인식하고자 SWOT 기법을 통해 단양 지역사회를 분석했고, 우리가 실제 겪고 있는 문제를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단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아토피, 건선, 여드름 등 피부질환을 지역사회의 단점 요소로 인식하고, 그 원인을 석회 함량이 높은 지역의 수돗물에서 찾아냈고, 문제의 해결 방안 역시 단양 지역의 특산물 아로니아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아로니아에는 비타민 A, C, E를 비롯한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단양 지역의 석회수로 인한 피부질환의 해답을 역시 단양 지역의 아로니아에서 찾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른바, ‘지역의 문제, 지역으로 푼다.’라고 명명한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의 출발이었다. 아로니아 친환경 비누를 제작해 장날 읍내에서 군민들을 대상으로 아로니아의 효능도 홍보하고, 아로니아 친환경 비누도 배부하며, 동시에 지역사회 불우이웃 돕기 성금 모금행사도 병행하자는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었다. 
    학생들과 며칠에 걸쳐 제작한 400여개의 아로니아 친환경 비누를 정성스레 포장하고, 행사 당일 학생들이 준비한 비누를 모두 배부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십시일반 모금된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는 지역사회 취약계층 혹서기 대비 선풍기를 구입해 기부하였다. 이후 매 학기별 1회 프로젝트 실시 후 발생한 수익금을 선풍기, 연탄, 쌀 등의 현물로 지역사회에 주기적으로 환원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지역 주민으로서 해당 지역의 주인이 되어 지역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지역이 갖는 단점과 위협 요인들을 보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보완과 수정의 과정에서 지역이 갖는 장점과 기회 요인들을 바탕으로 지역의 다양한 인프라를 교육 활동에 활용한 것이다. 나아가 프로젝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금(모금액)을 역시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협조기관 : 단양아로니아가공센터, 단양구경시장상인회> 

 
01. 전정보 준비    02. 질문자 준비 모습     03.  마을 탐색 및 자료수집    04. 인터뷰 및 사진, 영상촬영

우리동네 1만 HERO 발굴 프로젝트
    코로나 19의 여파로 지역의 다양한 공동체 조직들이 와해되고, 붕괴되기 시작했다. 노인복지회관과 경로당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지역의 문화센터나 평생학습센터에서도 대면 강좌보다는 비대면 강좌를 개설함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 코로나 블루 현상이 만연해졌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저마다의 삶 주변에서 지역사회의 HERO(영웅)를 발굴, 홍보함으로써 안전한 단양, 행복한 단양, 웃음이 넘치는 단양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도출되었고, 당장 교내 무기명 설문함 설치를 통해 학생들의 삶 주변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지역의 반찬배달봉사단부터 교통봉사단, 보이스피싱범죄 예방 공로 직원, 주민복지과 주무관, 향토기업 대표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며, 주변의 타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시는 개인과 팀 20여곳을 응원과 격려차 방문했다.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우리동네 1만 HERO 배지를 직접 달아드리고, 학생들 명의로 
    우리동네 HERO 인증서도 낭독해 전달해드렸다. 선정된 HERO의 상황에 따라 학생들이 맞춤형으로 고민한 선물도 전달해드렸는데, 반찬배달 봉사단원분들께 보습 핸드크림을 전달해 드렸을 때,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발굴된 HERO 홍보 포스터는 읍내 이곳저곳에 게시하여 지역사회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활력을 불러올 수 있었다. 군민들의 호응과 관심도가 매우 높아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추가 사례가 다수 접수될 만큼 지역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학생들이 앞장서 자신들의 위치와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합리적 안목과 건강한 관점을 형성할 수 있었고, 지역사회의 분위기 쇄신과 활력을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활동이었다. <협조기관 : 단양교육지원청행복교육센터, 단양군도시재생지원센터>




 
우리가 함께 GREEN 단양
    2019년 말 동아리 학생들과 계획했던 2020년 세부 활동 중 야심 차게 준비했던 것은 바로 ‘1일 명예 환경 교사 프로그램’이었다. 단양군민들의 친환경 생활 습관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년 시절부터 관련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학교 인근 단양유치원의 협조 하에 만 3세, 4세, 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감체험형 생태 환경 교육을 계획하였다. 
    미래 유치원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모둠장으로 두고, 모둠원들이 머리를 맞대 활동을 기획하고, 지도안을 작성했다. 3세를 대상으로는 샌드아트와 쓰레기 낚시 활동을 결합해 놀이 활동으로, 4세를 대상으로는 자체 제작한 보드게임을 활용해 미션 숙지 활동으로 5세를 대상으로는 아이들이 직접 쓴 동화책을 활용해 분리수거 교육을 실시하였다. 귀여운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오히려 고등학생들 스스로 생태 환경 의식이 높아지는 생각 외의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인근 초등학교, 중학교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여 생애주기별 맞춤형 오감체험 생태 환경 교육을 실시하고자하는 근사한 계획이 있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 외에도 단양 지역의 멸종위기 동식물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환경단체와 함께 생물종 다양성 보존 캠페인을 펼쳤다든지, 마을 학교 와 마을 교사들을 학교 교육과정과 접목해 보다 다양 한 교육활동을 펼쳤다든지 하는 등의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들을 실시해왔다. 앞으로도 PASSIVE SAMPER 실험 기법을 활용한 단양군대기오염농도지도를 제작해 군민들에게 배포하고, 관련 정책을 건의한다 든지 하는 다양한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들이 예정되어 있다. 모두 지역사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학생들 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시대에 있어 교육의 패러다임의 중요한 키워드는 ‘마을’이다. 온마을 배움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는 마을을 보다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바꾸어놓을 것이며, 마을은 학교를 보다 창의적이고, 융통성있게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협조기관 : 단양유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