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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생기를 뽐내다

2022-01-24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꽃이 있는 풍경
겨울, 생기를 뽐내다
'라넌큘러스 / 동백꽃'

    겨울은 여간해선 꽃구경을 할 수 없다. 맹렬한 추위와 그 모진 바람을 이겨낼 힘을 여린 꽃에게 바란다는 것 자체가 염치없는 일이다. 그래서 간혹 눈 속에서 피어난 꽃을 보면 경외감마저 든다. 옛 선비들은 그 고고한 생명력을 ‘지조’ ‘절개’로 여겨 군자의 본보기로 삼았다. 기특하게도 꽃망울을 맺고 이내 환히 잎을 벌리는 겨울꽃에서는 강한 생기가 느껴진다. 그 강인함 때문일까, 겨울꽃은 유난히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신부를 빛내줄 매혹적인 꽃 라넌큘러스
    겹겹의 꽃잎이 서로를 감싸며 하나의 꽃으로 완성된다. 헤아릴 수 없는 꽃잎이 포개져 그 크기가 3~5cm에 달하는 풍성함을 지닌 꽃과 달리 꽃대는 길고 연약하며 이파리도 가냘픈 쐐기 모양을 하고 있다. 라넌큘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400여 야생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도 여러 종이 자생한다. 꽃 이름은 개구리를 뜻하는 라틴어 라이나(rana)에서 유래했는데, 주로 습지나 연못가 등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특성에 빗댄 이름이다. 꽃 모양이 화려하고 화색이 다양해 결혼식 날 신부의 부케로도 자주 애용된다. 꽃말 또한 이에 어울리는 ‘당신은 매력적입니다’ ‘매혹’이다. 12월부터 3월까지 꽃을 볼 수 있으며, 겨울꽃답게 서늘한 환경을 좋아한다. 



    <인테리어> 라넌큘러스는 화분으로 키워도 좋지만, 개화기간이 길고 화색이 다양해 꽃꽂이용으로 활용해도 실내에서 오래 즐길 수 있다. 위에서 꽃잎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매력. 이에 파스텔 톤 화기에 줄기를 짧게 잘라 꽃을 띄워놓는 것도 인테리어 포인트로 좋다. 
    <관리하기> 습도가 맞지 않으면 쉽게 잎이 마르거나 시든다. 줄기는 속이 비어 있으므로 꺾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햇볕은 반그늘 이상인 곳에서 잘 자라며,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양이 좋다. 번식은 씨앗으로 하거나 알뿌리 나누기로 한다. 
    <오래 보기> 완전히 개화한 것보다 꽃잎을 오므린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수백장의 꽃잎이 천천히 펼쳐져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꽃병에 꽂아 기를 경우 시원한 곳에 두고 1~2일에 한 번꼴로 물을 자주 갈아주면 열흘 이상 볼 수 있다. 
    <이야기> 웨딩 시즌 신부들의 부케로 인기가 매우 높고, 꽃꽂이용으로도 많이 소비된다. 선호도는 높은 반면 다른 꽃보다 재배가 까다로워 겨울이 ‘제철’임에도 겨울 경매가격이 여름보다 2배 이상 높다. 겨울에 꽃을 보기 위해서는 8월 중순에 심어야 하는데 이때 높은 지온으로 뿌리가 썩는 등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 매혹적인 야생화의 습성 탓에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꽃임에는 분명하다. 


송이째 떨어지는 고고한 붉은 꽃 동백꽃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대표적인 겨울꽃으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꽃이 핀다. 반질반질 윤기 나는 초록 잎과 짙은 붉은빛의 꽃이 어우러져 기품이 느껴진다. 겨울철에는 곤충이 없어 향기보다는 매혹적인 빛깔로 동박새를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한다. 주로 섬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요즘에는 묘목 형태로 구입해 집 베란다에서도 많이 키운다. 예부터 동백 열매에서 얻은 기름은 머릿결에 윤기를 돌게 하는 미용 재료로 활용돼 왔으며, 꽃을 말린 가루는 지혈 작용에 효과가 좋아 민간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동백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려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꽃말은 ‘진실한 사랑’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이다. 
    <인테리어> 겨울철에 꽃을 보고 싶다면 서늘한 장소에서 키워야 한다. 또 햇빛을 좋아해 거실 창 쪽이나 발코니에서 두고 키우는 것이 알맞다. 직사광선이 강한 한여름에는 실내로 옮겨주어야 한다. 
    <관리하기> 봄, 여름, 가을에는 토양 표면이 말랐을 때, 겨울에는 화분 흙이 대부분 말랐을 때 화분 아래로 물이 흐를 정도로 충분히 준다. 겨울철 바람으로 인한 탈수 피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노출에 주의해야 하며, 지나친 가지치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래 보기> 생장온도와 개화 온도가 조금 달라 16~19℃ 온도에서 잘 자라며, 꽃은 26℃ 이상 올라가면 보기가 어렵다. 공중습도는 높지만 흙 속은 다소 건조해야 좋으며, 자주 분무해주면 꽃이 떨어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이야기> ‘동백섬’으로 유명한 여수 오동도는 동백꽃에 관한 전설을 품고 있다. 이 섬에 젊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바다에 간 사이 낯선 남자가 부인을 해치려 하자 부인이 피하려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만다. 남편은 슬픔에 섬을 떠났다가 돌아와 부인의 무덤에 핀 붉은 꽃을 발견한다. 꽃은 마치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동백꽃의 꽃말은 이 전설에서 비롯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