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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인생의 장단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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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문화생태계 DB
변화무쌍한 인생의 장단
'국악인 심준보 고수'

    한평생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건 축복이다. 
    젊은 국악인 심준보 고수鼓手, 감성을 울리는 소리북 소리에 인생을 던졌다. 국악타악기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장고, 징, 꽹과리 등, 그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 또한 여러 가지다. 그중 소리북에 빠진 것은 묘한 매력이 있어서다. 소리북 소리야말로 변화무쌍한 인생이다. 부드러운 바람처럼, 내달리는 말발굽 소리처럼, 우르르 몰려오는 소나기처럼, 세차게 때리는 장맛비처럼,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북은 결코 단순하지 않은 고난도 리듬을 익혀야 한다. 다양한 장단들을 연주해 내려면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심준보 국악인은 충북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원대학교 음악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전문사를 마쳤다. 초등학교 때에 취미로 시작한 전통음악이 직업이 되었다. 대학원까지 다니며 공부하고 활동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이 길을 가려고 한 건 아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악반에서 취미로 했다. 그런데 중학교에도 국악반이 있었다. 다시 국악반에 들어가서 취미를 이어갔다. 
    고등학교 진학할 때 고민했다. 중학교에 강사로 온 선생님이 충북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갈 것을 권유했다. 어머니가 반대하셨고, 담임선생님도 반대하셨고, 심지어 음악선생님도 반대하셨다. 모두 반대했지만 놓을 수 없었다. 대학에 가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타악기만 배우고 연주하였다. 악기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음악에서 타악기는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쓰이며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한다. 


고수鼓手 가 진정한 음악의 고수高手다
    악기연주나 창을 할 때 리듬으로 반주를 해주는 것을 고수鼓手라고 한다. 고수는 무대에서 주인공이 더 빛나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해준다. 그 조력자가 있어야 주인공들이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다. 고수는 겸손하다. 늘 깨어 있으나 늘 잠자는 듯, 언제든 나올 수 있으나 여간해서 나오지 않을 듯, 낮은 곳에 있다. 같은 선상에 있으면서 엎드려서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으나 내가 아닌 너를 세워준다. 
    심준보 국악인은 고수鼓手다. 전통음악을 아주 잘 아는 실력 있는 고수高手다. 고수는 관람객보다 동료 연주자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는다.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들이 뽐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끌어줄 수 있는 것, 그것이 고수의 궁극적 목표다. 그런 면에서 고수鼓手야 말로 진정한 음악의 高手다. 
    기억에 남는 공연을 2014년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때 출연했던 것을 꼽는다. 당시 각 나라 전통음악인들이 세계에서 모여들었다. 우리나라는 소리축제만이 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blockbuster급 ‘청ALIVE’ 이라는 창작 작품을 공연했다. 판소리 심청가를 원작으로 뮤지컬, 콘서트, 영화를 결합한 새로운 판소리 도전과 창조를 이어간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된 대형 무대였다. 그때 심준보 국악인 스승이신 김준모 선생님과, 스승님의 스승이신 김청만선생님과 심준보 국악인이 한 무대에서 소리북을 연주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생님 앞에서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긴장되고 떨릴 일인데, 같은 무대에서 국악 삼대가 함께 연주를 한 것이다. 그날의 뿌듯했던 여운은 지금도 남아 있다.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는 것이 연주자로서 큰 기쁨입니다. 남녀노소, 국적 관계없이 연주를 즐겨주실 때, 그만한 기쁨은 없습니다.”



    심준보 국악인은 전통음악 자체를 즐긴다고 말한다. 다양한 연주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이들에게 연주를 보여주는 항상 새로움이 있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단다. 해외공연을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외국인들이 우리 전통음악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악기를 두루 연주하고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는 것이 연주자로서의 큰 기쁨이기도 하다. 남녀노소, 국적과 관계없이 우리 연주를 즐겨주실 때마다 큰 기쁨을 경험한다.
    ‘제2회 곡성통일전국종합예술대전 명고부대상’ ‘제20회 강릉단오제 사물놀이 경연대회 은상’ ‘제1회 전국 타악 경연대회동상’ 등 굵직한 상들을 수상했다. 충북도립교향악단, 청주시립국악단, 충주시립우륵국악단, 청주교향취주악단과 협연했다. (사)일통고법보존회 충북지회 단원, 국악관현악단 더불어숲 단원, 실내악단 달보드레 단원 등에서 활동한다. 청주MBC 아침N문화초대석, 청주 KBS 지금은 충북, 대전KBS 스튜디오 ‘담백’ 출연했고, 터키, 베트남, 몽골, 중국 등 해외 교류 공연도 했다.
세상이 고수鼓手 라면…
    대학에 국악과들이 없어진 것이 안타깝다. 청주대 서원대 국악과 사라져서 국악인들이 귀하다. 후학이 없어 안타깝다.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현실에서 전통만 고집할 수 없어 국악과 현대가 만난 퓨전 음악을 많이 연주한다. 대중음악만 좋아하는 젊은 이들이 우리 국악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수입도 괜찮은 편이다. 코로나 사태로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상황이 지나면 다시 바쁠 것이다. 바쁜 시기에는 거의 매일 쉼 없이 공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