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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사람을 잇다 청소년자치배움터 ‘모모학교’

2021-05-06

교육행정 교육프로그램


행복이 활짝 - 행복지구 그곳은
공간, 사람을 잇다 청소년자치배움터 ‘모모학교’
'충북교육청 학교혁신과 장학사 박명선'

    청소년 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은 오늘내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펜데믹은 청소년들의 삶의 풍경도 바꾸어놓았다. 과연 비대면의 삶속에서 ‘청소년 자치’는 가능할 것일까? 충주에 있는 청소년자치배움터 모모학교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청소년자치배움터 ‘모모학교’
    충주 시민사회에서는 몇 년 전부터 청소년 공간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어 왔다. 충주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시작되면서 청소년 공간 창출에 대한 노력이 가시화되었으며, 2020년 대원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폐원되면서 유휴공간이 생겨, 충주교육지원청과의 업무협약 방식으로 공간 운영을 위탁하게 되었다. 충주교육지원청은 충주시의 청소년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시민단체에 청소년자치공간 운영을 의뢰하게 되었고, 활동가들은 갑작스럽게 찾아 온 ‘청소년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청소년자치배움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모학교’는 ‘모두가 모두에게 서로 배우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른의 생각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생각들이 다양하게 녹여지고있는 자치배움터이다. 공간 운영을 위한 공모계획서부터 요리조리실, 뒹굴방, 모모다방 등 공간이름, 공간배치, 공간사용의 목적을 청소년과 함께 결정하고 채워가고 있다.
    집, 학교, 학원, PC방을 제외하고 갈 곳이 없는 청소년에게 편안한 쉼터, 그들의 생각을 발산해 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다. 
    그렇지만 어린이집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청소년이 오고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공간 구성에 대한 예산은 공모사업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최초 공간조성을 주도했던 어른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싱크대, 빔프로젝터, 테이블, 의자, 페인트칠 등 시민사회의 재능기부와 지역대학의 물품기부 등을 끌어내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사람을 연결하는 청소년 자치기획단 
    청소년 자치기획단은 지난해 8월 20일 첫 모임을 가졌다. 더디 가더라도 청소년 주도로 만들어가는 기획단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람으로 어른들의 지지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었지만 매주 대면 모임으로 회의가 진행되었으며, 학생 스스로 과업을 정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상반기가 거의 흘러간 시점에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공간조성, 청소년축제라는 2가지 과제만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먼저 공간조성의 첫 번째 회의 주제는 ‘공간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공간에서 무엇을 안 하고 싶은지’였다. 공간구성에 있어서 꽤 쓸만하다고 생각했던 어른들의 생각 과 달리 기존에 어린이집에서 사용되었던 거의 모든 것들이 제거되었다. 제거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함께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그 과정을 돕는 주변 사람들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충주교육지원청 주관 청소년정책포럼, 각종 SNS를 통해 청소년자치배움터 공간조성 소식과 자치기획단 운영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홍보하였다. 청소년 자치기획단은 2019년까지 함께 해왔던 청소년 축제 기획단과 결합하였으며, 충주의 어른들과 청소년, 학교를 연결 짓는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축제 
    2020년은 충주행복교육지구 제3회 청소년축제를 맞이하는 해였다. 2회까지 청소년축제는 시민단체 주도로 청소년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청소년자치배움터가 생기면서 어른들의 생각을 걷어내고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축제를 어른들이 돕기로 결정했다. 기존 축제계획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기획, 실행, 정리, 평가를 직접 진행하였으며,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비대면방식의 축제 진행을 위해 매일 만나서 열띤 토론을 하며 준비하였다.
    축제는 모모학교 잔디밭에서 체험마당, 전시마당, 홍보마당, 학생동아리, 복면가왕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복면가왕은 코로나19상황에서 끼 발산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학생동아리뿐만 아니라 한살림, YWCA, 노동인권 관련 단체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체험의 장을 마련하였으며,학부모연합회의 지원으로 모모반점이라는 먹거리부스도 운영하였다. 전시마당은 학교와 마을학교의 교육활동으로 만들어진 산출물을 청소년들이 직접 섭외하여 채워졌으며, 축제 홍보영상은 이른바 B급 감성으로 기획단이 직접 만들어 배포하였다. 이처럼 축제의 주인은 ‘청소년’이었으며, 청소년을 응원하는 주변 어른들의 손길이 두드러졌다. 
    2021 청소년축제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청소년 결집을 위한 여름축제, 모모학교에서 이루어진 프로젝트 활동을 담는 축제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11월 3일 학생의 날을 기념하는 시간으로 채워나갈 것이라고 한다. 


관심과 공감, 사회참여 프로젝트
    짧은 기간이었지만, 모모학교에서는 청소년 사회참여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먼저 ‘고양이 숨숨집 만들기 프로젝트’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기회가 되었다. 건국대글로컬캠퍼스 수의학과뿐만 아니라 모모학교 주변 고양이카페의 응급처치, 중성화수술지원, 지현동 선술집 앞 고양이집 거리와도 연결하는 계 기가 되었다.
    코로나19는 지역사회의 사각지대 아이들의 긴급돌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았다. 모모학교 운영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와 사각지대 청소년들이 주 1회 만나서 진행하는 반찬 나눔 활동은 즐거운 놀거리, 쉼터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장나눔 등 지역사회 봉사단체와 아이들을연결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문제, 특성화고 연계 청소년노동인권 등 다양한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공간으로 인한 네트워크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