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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제 왔슈 묵 한사바리 하구 가유

2017-10-12

맛집 상당구


아이고 이제 왔슈 묵 한사바리 하구 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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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 부르던 동요의 노랫말처럼 고향은 언제나 아름답고 돌아가고 싶은 이미지의 단어이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그리움과 어머니라는 정감을 주는 말이다.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온 곳 혹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 고향이기도 하다. 고향은 태어나서 자란 곳이라는 물리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살아온 그곳에서의 추억과 삶, 평온함과 같은 정서가 섞인 고향의 의미를 우리는 먼저 떠올릴 것이다.
    고향의 의미로 떠올리자면 ‘고향의 맛’ 또한 빠트릴 수 없을 것이다. 고향의 맛이라는 것은 그 지역에서 자주 먹던 음식, 그것은 곧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이 담긴 어머니의 밥과 일치하기도 할 것이다.
 



    현암 묵집은 청원군이 지정한 제1호의 ‘고향 맛집’이라고 한다. 도토리묵은 도토리 녹말을 물에 풀어 끓인 다음 굳힌 음식으로 약간 떫으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도토리묵은 수분 함량이 많고 포만감을 주지만 칼로리가 적어서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힌다.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박달재 고개의 이름을 딴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가요에도 도토리묵이 등장한다. 박달재는 제천시 평동리 마을에 있는 고개 이름으로 박달 도령과 금봉 처녀의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박달이라는 도령이 하룻밤 묵어가려고 들른 평동리에서 금봉이라는 처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장래를 약속했지만 박달 도령이 과거를 보러 떠나면서 헤어졌다. 석달 열흘을 기달던 금봉이는 박달 도령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없자 시름에 겨워 죽음을 맞았고, 과거 시험에 떨어지고 뒤늦게 평동리를 찾은 박달 도령은 금봉이를 따라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박달 도령이 하룻밤 묵고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날 때 금봉이가 싸주었던 음식이 바로 도토리묵이라고 한다. 도토리묵은 쉽게 상하지 않아 예전에는 먼 길을 떠날 때 도시락으로 지녔던 음식이었다.
    현암 묵집의 도토리묵은 직접 만든 도토리묵으로 부드럽고 도토리의 함유량이 많아 진한 도토리색을 내고 있다.  묵야채무침은 상추, 깻잎, 오이, 양배추, 당근의 야채와 도토리묵을 함께 갖은 양념으로 버무렸다. 도토리묵 한점을 들어 올려 그것에 야채 한줌을 싸서 한입에 넣으면 탱글탱글한 도토리묵과 아삭아삭한 야채가 함께 씹히는 식감이 느껴진다. 새콤매콤한 양념의 맛은 식욕을 돋구어주며 메뉴판에 있는 막걸리 한 사발을 주문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맛이다. 얇으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도토리전은 전 부치기가 쉽지 않지만 특유의 식감과 쓴맛 덕분에 그 어떤 전보다도 맛있는 전이다. 능숙한 솜씨로 부쳐낸 현암 묵집의 도토리전은 적당히 얇고 도토리 함유량이 많아 쫄깃쫄깃하였다. 청원군이 지정한 전통 고향 맛집인 현암묵집에 가면 어린 시절 할머니가 부쳐주시던 도토리전과 묵밥, 묵무침을 맛볼 수 있다.